KBS교향악단, “불의 에너지로 빚어내는 음악의 혁신 - 스크랴빈과 스트라빈스키”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KBS교향악단이 오는 29일(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제808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불의 선물’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무대는 20세기 현대음악의 두 거장, 스트라빈스키와 스크랴빈이 남긴 혁신적 걸작들을 통해 그 시절 예술가들이 펼쳐낸 불같은 창조 정신과 도전을 현재로 소환한다.
이번 공연은 제9대 음악감독 피에타리 잉키넨의 지휘 아래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트 장-이브 티보데의 협연으로 진행된다. 티보데는 세련된 감각과 연주로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데카(Decca)와 함께 70여 장의 앨범을 발표해온 거장으로,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두 차례 오르며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클래식계의 '패셔니스타'로도 잘 알려진 티보데는 이번 무대에서 개성 넘치는 연주와 매력을 더할 예정이다.
연주의 첫 시작은 스트라빈스키의 명작, 발레 모음곡 <불새>다. 1910년 러시아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작곡된 이 곡은 섬세하면서도 다채로운 리듬으로 듣는 이를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오케스트라가 펼쳐내는 신비로운 음색과 긴장감 넘치는 리듬이 고대 러시아의 신화를 생생하게 재현하며 관객을 몰입하게 한다.
이어서 연주될 스크랴빈의 <프로메테우스, 불의 시>는 빛과 소리의 융합을 시도한 전위적인 작품이다. 스크랴빈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활용해 불의 이미지를 음악과 색채로 표현하며, 색광 피아노라는 독창적인 악기를 사용해 연주와 함께 스크린에 색을 투사하는 시각적 효과를 구현한다. 이번 연주에서 장-이브 티보데는 스크랴빈의 심오한 철학적 해석을 바탕으로 이 곡의 깊이를 탐구하며 불의 신화와 에너지를 관객에게 전할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할 곡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다. 1913년 초연 당시 혁신적인 리듬과 화성으로 청중을 충격에 빠뜨린 이 곡은 현대 음악의 신경지를 열며 음악사의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다. 원시적 에너지와 전통적인 음악적 요소를 해체한 스트라빈스키의 창조적 정신이 돋보이며, 피에타리 잉키넨 지휘자의 해석 아래 KBS교향악단의 열정적인 연주로 다시 한번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이번 무대는 현대 예술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탐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단순히 난해한 현대음악을 연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대를 초월한 두 거장 스트라빈스키와 스크랴빈의 예술적 경지를 잉키넨 지휘자의 명확한 해석과 티보데의 감각적인 연주로 이번 무대의 깊이를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거장이 남긴 예술적 유산과 그 안에 담긴 열정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불꽃처럼 현대인의 가슴속에 울림을 전할 것이다.
강창호 기자
출처: https://www.sisamagaz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8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