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12.27 [조선일보] 판 즈베던·정명훈 '말러 교향곡' 격돌

  • 2024-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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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즈베던·정명훈 '말러 교향곡' 격돌

 

국내 클래식 악단 양강(兩强)인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이 내년 ‘말러 격돌’을 벌인다. 뉴욕 필하모닉 출신의 거장 야프 판 즈베던(64)이 이끄는 서울시향은 내년 말러 교향곡 2번 ‘부활’과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판 즈베던은 지난 1월 서울시향 감독 취임 후 임기 5년간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주·녹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10월에는 첫 결과물인 말러 교향곡 1번 음원을 애플 뮤직 클래시컬을 통해서 공개했다.

 

내년 말러 교향곡을 연주하는 서울시향의 야프 판 즈베던(왼쪽)과 KBS 교향악단 계관지휘자 정명훈. /서울시향·롯데콘서트홀

 

내년 1월 16~17일 말러 교향곡 2번 ‘부활’과 2월 20~21일 교향곡 7번을 각각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 판 즈베던은 1979년 네덜란드의 명문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역사상 최연소 악장(19세)으로 입단한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이다. 당시 이 악단에서 베르나르트 하이팅크·레너드 번스타인 같은 명지휘자들과 말러 교향곡들을 연주했다. 판 즈베던은 서울시향 잡지(SPO) 인터뷰에서 “그들은 젊은 제게 말러가 얼마나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연주될 수 있는지 가르쳐주었다”고 말했다.

 

판 즈베던은 지휘자로 전업한 뒤에도 홍콩 필하모닉과 함께 바그너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전곡 녹음으로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과는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을 녹음했다. 서울시향과 말러 교향곡으로 전곡 시리즈를 이어가는 셈이다. 판 즈베던은 “서울시향은 말러 연주의 훌륭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이제 새로운 음반을 내놓을 때가 됐다. 이번 말러 음반은 서울시향에 큰 명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야심차게 말했다.

 

흥미로운 건 서울시향의 말러 연주 역사를 썼던 주인공이 이전 감독이었던 지휘자 정명훈(71)이었다는 점이다. 자타 공인의 말러 교향곡 전문 지휘자인 그는 2006~2015년 서울시향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말러 교향곡 1·2·5·9번을 녹음했다. 현재 KBS교향악단 계관 지휘자로 자리를 옮긴 정명훈은 내년 KBS교향악단과 함께 말러 교향곡들을 연주한다. 2월 21일 예술의전당에서는 말러 교향곡 2번을 지휘한다. 3월 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 연주회에서도 KBS교향악단과 일본 도쿄 필하모닉의 합동 오케스트라와 함께 말러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음악 칼럼니스트 양창섭씨는 “판 즈베던과 정명훈은 말러 해석에서도 드라마틱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도 흥미로운 비교 체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현 문화전문기자

출처: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4/12/27/CMEQDYOIIZEURPYM6IPCVTBCXI/?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