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볼레로’로 여는 20세기 격변의 밤
라벨·프로코피예프·쇤베르크로 조명하는 전환기의 음악사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KBS교향악단이 오는 7월 18일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제816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이번 무대는 20세기 초 격변기의 유럽을 대표하는 세 작곡가 라벨, 프로코피예프, 쇤베르크의 작품을 통해 전통과 혁신이 교차하던 시기의 음악적 감각을 조명한다.
첫 곡은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대표작 <볼레로>다. 반복되는 리듬과 선율 위에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음색이 층층이 쌓이며 점차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이 곡은, 1928년 초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연주되는 클래식 레퍼토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 음악 저작권협회(SACEM)에 따르면 1994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저작권 수익을 기록한 곡으로, “전 세계 어딘가에서 평균 15분마다 연주된다”는 표현이 있을 만큼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작품이다.
두 번째로 연주되는 곡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C장조, 작품 26>이다. 고전적 형식 속에 현대적인 감각과 재치 있는 리듬, 서정성이 어우러진 이 곡은 작곡가의 개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협주곡으로 평가받는다. 협연은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시쉬킨이 맡는다. 그는 2018년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2019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주회의 마지막은 아놀드 쇤베르크의 교향시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작품 5>가 장식한다. 프랑스 상징주의 희곡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쇤베르크가 아직 조성 체계 안에 머물던 시기의 초기 대표작이다. 후기 낭만주의의 짙은 화성과 반음계적 색채가 어우러져, 무조음악으로 향하는 작곡가의 이행기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레퍼토리다.
이번 연주의 지휘는 독일 출신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가 맡는다. 그는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와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를 역임했으며, 유럽과 미국 무대에서 폭넓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볼레로가 멈추지 않는 리듬 위에서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완성하듯, 우리도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적 도전을 이어가고자 한다”며, “이번 연주는 20세기 초의 감각과 긴장을 오늘날의 무대 위에 되살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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