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09.17 [한겨레] 차세대 마에스트라와 떠오르는 색소포니스트의 협연, 이색 무대 열린다

  • 2025-09-17
FILE :




 

차세대 마에스트라와 떠오르는 색소포니스트의 협연, 이색 무대 열린다

 

젬마 뉴·제스 길럼, 25일 KBS 교향악단과 협연

번스타인·코플런드·애덤스…미국 색채 가득한 공연

 

Gemma New 12 ? Roy Cox.jpg

 

악기도, 연주곡도, 연주자 면면도 이채롭다. 케이비에스(KBS) 교향악단이 오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특한 조합의 이색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을 이끌 뉴질랜드 출신 지휘자 제마 뉴(39)는 ‘차세대 마에스트라’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다. 다양한 직종에서 여성의 진출이 두드러졌지만, 30㎝ 높이 포디움은 여성들에게 유독 높은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미국에서도 현재 21개 최상위 악단 가운데 여성 음악감독은 애틀랜타 심포니를 이끄는 나탈리 슈투츠만(60)이 유일하다. 과거를 통틀어봐도 볼티모어 심포니를 이끌던 마린 알솝(69)과 슈투츠만 두명에 불과하다.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인 제마 뉴는 2021년 미국 젊은 지휘자에게 수여하는 게오르그 숄티 지휘상을 받으며 알솝과 슈투츠만의 뒤를 이을 여성 지휘자로 지목됐다. 캐나다 해밀턴 필하모닉을 이끌며 미국, 뉴질랜드 여러 악단을 지휘하고 있다.

 

연주할 곡들은 미국 색채가 강한 작품들이다. 첫 곡은 지휘자이자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의 ‘캔디드 서곡’. 뮤지컬 ‘캔디드’의 활기찬 리듬에 번스타인 특유의 재치와 생동감이 넘치는 곡이다. 후반부엔 미국 작곡가 에런 코플런드(1900~1990)의 ‘교향곡 3번’을 연주한다. 마지막 악장에서 코플런드의 유명한 작품 ‘보통 사람들을 위한 팡파르’ 주제가 울려 퍼지며 장대한 피날레를 이룬다.

 

 

Jess Gillam ?_Robin_Clewley_-7_DECCA_RISE.jpg

 

협연 무대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색소폰 협주곡이다. 미국 작곡가 존 애덤스(78)가 작곡한 작품인데, 이번이 한국 초연이다. 재즈적 감각과 현대적 리듬을 버무린 곡이다. 색소폰은 통상적인 오케스트라의 정규 편성 악기가 아니다. 이미 오케스트라 표준 편성이 확립된 1846년에야 세상에 나온 탓이 크다. 기존 편성 악기들이 안정적인 균형과 조화를 이룬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그래도 표현력이 풍부한 색소폰 음색에 매료된 작곡가들이 여러 유명한 작품에 색소폰을 활용했다. 조르주 비제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모리스 라벨 ‘볼레로’, 라흐마니노프 ‘교향적 무곡’, 쇼스타코비치 ‘재즈 모음곡 2번’ 등에서 색소폰 음색이 독특한 분위기를 빚어낸다.

 

색소포니스트 제스 길럼(27)은 영국 비비시(BBC) 프롬스 역사상 최연소 솔리스트로 데뷔하며 눈길을 끌었다. 유명한 클래식 음반 레이블 데카 클래식과 독점 계약을 맺은 최초의 색소폰 연주자다. ‘비비시(BBC) 라디오 3’ 진행자로도 활동 중이다. ‘차세대 마에스트라’와 ‘떠오르는 색소포니스트’의 조합이란 면에서도 눈길을 끄는 공연이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출처: https://www.hani.co.kr/arti/culture/music/121922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