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01.15 [국민일보] 한일 수교 60주년 맞아 국공립극장 교류 잇달아

  • 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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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수교 60주년 맞아 국공립극장 교류 잇달아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재공연

KBS교향-도쿄 필하모닉 합동공연

정명훈 지휘, 선우예권 등 협연

 

 

일본 신국립극장과 한국 예술의전당이 2008년 공동제작한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초연 당시의 모습. 재일한국인 2.5세인 정의신이 대본과 연출을 모두 맡은 이 작품은 한일 양국에서 공동제작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찬사를 받았다. 예술의전당 제공

 

2025년은 한일 수교 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과 일본은 정치적, 역사적으로 많은 갈등을 겪으면서도 경제 협력과 문화 교류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해 왔다. 특히 대중문화는 이제 양국 간 교류 단계를 넘어 서로의 경계가 지워지는 ‘보더리스(Borderless)’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다만 공연예술 분야는 현장성과 일회성이라는 장르적 특징 때문에 대중문화보다는 교류가 더딜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2000년대 이후 연극과 뮤지컬을 중심으로 민간 교류가 활발해졌다. 이에 비해 양국 공공극장과 국공립 예술단체 간 교류는 정치적 분위기의 영향을 받는 데다 운영 시스템의 차이 탓에 손꼽을 정도로 적었다.

 

하지만 외교정책 변화와 양국 국민 사이에 ‘정치는 정치, 문화는 문화’라는 분리 의식이 자리 잡으면서 한일 수교 정상화 60주년인 올해 다양한 문화 교류가 기대된다. 특히 그동안 뜸했던 양국 국공립 예술단체 간 교류가 이뤄질 예정이다.

 

우선 일본 신국립극장이 올해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공공극장인 국립극장, 예술의전당과 각각 교류에 나서는 것이 주목된다. 일본 신국립극장은 양국 공공극장 간 교류에 물꼬를 트는 한편 공동제작을 주도한 주역이다. 2002 한일 공동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신국립극장이 1999년 예술의전당에 연극 공동제작을 제안한 것이다. 2년 6개월에 걸친 협업으로 나온 연극 ‘강 건너 저편에’는 5월 서울 여의도 한강변을 배경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어학당의 일본인 학생들과 그들을 가르치는 한국인 선생 가족의 꽃놀이를 그렸다. 이 작품은 양국이 안고 있는 고민과 상대방 나라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담담하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신국립극장은 ‘강 건너 저편에’에 이어 두 번째 한일 합작 프로젝트로 2008년 예술의전당과 함께 재일 한국인의 삶을 다룬 ‘야끼니꾸 드래곤’을 무대에 올렸다. 재일한국인 2.5세인 정의신이 대본과 연출을 모두 맡은 이 작품은 한국과 일본의 경계인인 자이니치(재일교포)의 고단한 삶을 그렸다. 한일 연극교류의 모범이라는 찬사와 함께 양국의 주요 연극상을 휩쓴 이 작품은 2011년 한일 양국에서 재연됐다. 2013년 세 번째 합작연극 ‘아시아 온천’ 이후 공동제작을 중단했던 신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이 ‘야끼니꾸 드래곤’을 다시 한번 무대에 올린다. 10월 도쿄에서 공연한 뒤 11월 서울로 온다.

 

신국립극장과 한국 국립극장은 지난해 10월 문화교류를 촉진하고 공동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국의 대표적 제작극장인 두 극장은 올해 공연 실황 영상 상영회를 서로 개최하는 것으로 교류를 시작한다. 2월 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신국립극장 제작 오페라 ‘투란도트’가 상영되며, 8월 28일 신국립극장 중극장에서 국립무용단의 ‘2022 무용극 호동’과 ‘몽유도원무’가 상영된다.

 

그리고 한국 KBS교향악단과 일본의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3월 2일 도쿄 오페라시티 콘서트홀, 3월 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정명훈 지휘로 잇따라 합동공연을 연다. 정명훈은 KBS교향악단의 계관지휘자이자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명예음악감독이다. 프로그램은 두 도시 모두 말러 교향곡 1번 ‘거인’과 함께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이가라시 가오루코 협연으로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작품 10번으로 동일하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출처: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36837773&code=13120000&cp=nv